왜적에 맞선 조명수군 우정 되새기며....돈독한 우호관계 재확인

여수섬박람회 준비위원들이 우도풍물패와 함께 윈푸시에서 열린 진린문화제 퍼레이드에 참석해 섬박람회 홍보 현수막을 펼쳐들고 행진하고 있다.
여수섬박람회 준비위원들이 우도풍물패와 함께 윈푸시에서 열린 진린문화제 퍼레이드에 참석해 섬박람회 홍보 현수막을 펼쳐들고 행진하고 있다.

 

여수섬박람회 홍보단은 4박5일간의 빡빡한 중국 광동성 일정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지난 11일 귀국했다.

윈푸시에서 1차 스케줄을 진행한 뒤 선쩐(深圳) 따펑(大鹏)으로 이동해 2차 프로젝트를 소화했다.

특히 민간단체로 구성된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범시민준비위원회(위원장 안규철, 이하 섬박람회준비위) 20여명의 홍보단은 윈푸시 초청에 감사함을 전하고 섬박람회 홍보에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고 귀국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섬박람회준비위 홍보단은 지난 8일 윈푸시에서 개최한 제1회 천린민속문화활동주간(이하 천린문화제)에 참석해 여수를 적극 홍보, 1억2천만 광동성 중국인로부터 지대한 관심을 받았다.

올해 처음 열린 천린문화제는 윈푸시 윈안(运安)구 홍보영상에 이어 여수시 섬박람회 홍보영상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자막과 함께 방영되는 순으로 진행됐다.

여수 홍보영상이 나가자 행사장에 운집한 5만 여명의 관객들로부터 눈길이 집중됐다.

천린(陈璘)장군 탄생 472주년을 맞아 윈푸시 정부가 야심차게 기획한 이번 축제는 루룽춘(卢荣春) 윈푸시 당서기를 비롯한 씨에화룽(谢华荣) 원안구 부구청장 등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리칭신(李庆新) 시장은 이날 북경에서 열린 공산당 회의에 출장 가는 바람에 아쉽게도 행사장에는 얼굴을 드러내지 못했다.

섬박람회준비위는 방문에 앞서 이번 행사와 관련 윈푸시정부 관계자들과 빈틈없는 사전 조율을 마쳤다.

귀빈으로 초대돼 맨 앞줄에 앉은 안규철 위원장은 행사를 진행하는 사회자가 “형제도시 여수에서 처음으로 귀한 손님이 우리시를 공식 방문했다”고 소개하자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어 정기명 여수시장의 진린축제 축하영상 메시지가 대형스크린을 통해 자막과 함께 관객들에게 전달됐다.

정 시장은 영상 인사를 통해 “천린장군은 조선을 도와 왜구의 침입을 물리친 영웅으로 한국인들이 존경하는 위인”이라고 소개한 뒤 “한국 여수는 이순신과 천린 두 장군이 함께 왜적을 물리친 곳에 천린의 관직명을 따 지금도 ‘도독(都督)마을’로 부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정 시장은 또 “여수시는 이곳을 역사관광지로 개발하여 조명연합수군의 업적을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지켜나가겠다”며 “기회가 되면 천린장군의 발자취가 생생하게 남아있는 여수 방문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특히 “여수는 세계 최초로 섬을 주제로 한 섬박람회를 2026년에 개최한다”며 “윈푸시와 청사진을 마련해 아름다운 미래를 함께 열어가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하자 행사장은 한동안 박수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청나라 경극형식의 대형 상황극인 ‘진공출정(陈公出征)’ 공연을 통해 천린의 삶의 괘적과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일대기가 스펙터클한 장면으로 펼쳐지면서 그가 남긴 역사적 가치가 집중 조명됐다.

대형 민속문화 퍼레이드 공연에는 여수 대표 농악단인 김영 대표가 이끄는 우도풍물패의 신명나는 사물놀이 공연으로 한국 전통문화의 진수를 선보였다.

홍보단은 우도풍물패와 함께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 개최도시 여수로 오세요(欢迎您来丽水参观2026世界岛屿博览会)’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쳐들고 나타나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한국전통 문화와 여수 섬박람회 성공 개최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윈푸시민들은 힘찬 박수와 응원으로 이날 히어로가 된 여수홍보단과 풍물패를 시종일관 뜨겁게 맞이했다.

행사를 지켜보던 윈푸시민 장슈펑(张树峰)씨는 “두 도시가 하나 되는 느낌을 받았다”며“우리 모두는 한국팀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행사 관람 소회를 밝혔다.

짜오칭(肇庆)방송국 판광후이(남.潘光辉)와 윈푸방송국 지아리(여.嘉丽) 남여 두 명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두 앵커가 번갈아 가면서 여수를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등 두드러지게 돋보이는 홍보 메시지를 전달했다.

오전 행사가 끝나자 한국 여수팀을 향해 중국 관영 언론사들이 몰려들면서 열띤 취재 경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1억2천 광동성 중국인들에게 방영돼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한 행사관계자가 귀띔했다.

광동성 유력 매체 한 기자는 “한국 홍보단의 윈푸 방문은 역사적으로 매우 뜻깊은 의미가 있다”며 “이 인연을 함께하려는 여러분의 아름다운 향기가 우리를 매료시키고 있다”고 극찬했다.

안규철 위원장은 “천린과 이순신 장군의 400년의 우정이 이렇게 아름다움으로 승화되고 있다”며 “2년 후에 개최될 여수 섬박람회에 꼭 찾아와 깊은 정을 나누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오후에 남산산림공원에서 진행된 기념식수 행사에 앞서 여수 묘도에 천린장군을 기리는 도독마을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식수 이름을 ‘묘도나무(猫岛树)’라고 명명하자고 제안했으나 이미 제작된 푯말 때문에 수정이 어려워 이에 대한 여수측 안건은 추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행사 마지막 순서인 윈푸시 최고위 관계자들과 공식 회견에서 루룽춘(卢荣春) 윈푸시 당서기는 “중국과 한국의 무역 교류를 확대하는데 윈푸시는 그 창구역할을 하겠다”며“두 도시가 행정, 문화, 청소년 등 전반적인 교류 분야를 확대해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시정부 최고 책임자로서 믿음을 보였다.

루 서기는 이어 “시진핑 주석은 ‘400년전 한반도에 왜적이 침입했을 때 명나라 장수 천린은 조선과 협력해 적군을 물리치면서 깊은 인연을 맺었다’고 말했다”면서 정유재란 당시의 상황을 상기시킨 뒤 “특히 여수와 윈푸는 천린의 공동유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만큼 관광 등 인문 교류를 확대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라고 지난 2014년 시 주석의 서울대 강연에서 한 연설을 소환하며 두 도시의 깊은 인연을 강조했다.

안규철 위원장은 이에 “루룽춘 당서기의 제안 사항을 여수시장과 여수시의회 의장에게 잘 전달하도록 하겠다”며“두 도시가 돈독한 우정을 쌓아 지속적인 형제도시 관계를 이어 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저작권자 © 광양만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