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순천대학교(총장 송영무)에서 68세에 학사로 입학, 석사 과정을 거쳐 올해 박사 학위를 수여받은 78세 만학도가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지난 25일 순천대학교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일어일문학과 박사학위를 취득한 조선호(남‧78세)씨.

조 박사는 2011년 순천대학교 일본어일본문화학과에 입학한 이후 4년 내내 장학생으로 학사 과정을 마치고 석사 및 박사 과정 또한 우수한 성적으로 마쳤다.

늦깎이 대학생이 되기 전 그는 상사면사무소, 승주군청, 광주시청, 순청시청에서 근무하며 4.19부터 5.18까지 대한민국 격변기를 몸소 겪어온 40년 경력의 베테랑 행정 공무원이었다.

만학도로서 공부를 결심하게 된 가장 큰 계기가 된 것은 수년전 불의의 사고로 생을 마감한 막내딸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었다.

순천대학교 졸업생인 딸의 흔적을 찾아 순천대를 서성이던 그는 2005년, 순천대학교 인문예술대학 일본어일본문화학과에 입학하였고 이후 배움에 열정을 느껴 동 대학 대학원에서 일본학 석사 과정을 거쳐 행정학 박사 과정을 이수하기에 이른다.

그는 박사학위논문인‘朴正熙 大統領의 새마을 運動에 대한 統治理念 및 아이디어 分析’를 통해 1970년대 새마을 운동과 관련한 박정희 대통령의 연설문을 분석하여 박 대통령의 통치이념과 새마을 운동에 관해 재조명하는 등 등 실무 공무원으로서의 경험을 살리기도 했다.

조 박사는 “사람이 노쇠하면 가장 먼저 나빠지는 신체부위는 시력과 청력이다”라며 “저 또한 만학도로서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지만 ‘하면 된다’를 넘어 ‘안 되면 되게 하라’는 정신으로 자신을 훈련시킨 결과, 오늘날 박사 학위를 수여받는 영광을 얻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과정에 가장 큰 힘이 되어준 것은 지도교수님과 좌장교수님, 그리고 여러 교수님들의 자상한 배려와 격려였다”며 “여느 교수님들 같으면 만학도의 도전을 포기시켰을지도 모르는데 항상 조금만 더 힘내라고 격려해 준 교수님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조 박사는 “인생이란 무엇을 했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살았느냐가 중요하다”며 남은 인생을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 버킷리스트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그 중 한 가지로 서민들의 애환과 갈증을 대변하기 위한 활동들을 계속 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달라고 하자“후배 여러분, 인류의 삶을 바꾼 컴퓨터 황제 빌 게이츠는 ‘공부밖에 할 줄 모르는 바보한테 잘 보여라, 사회에 나온 다음에는 아마 그 바보 밑에서 일하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며 “공부는 때가 있는 것이니 열심히 해야 하며 공부가 끝나면 인생을 즐기는 시간은 얼마든지 있다”며 후배들의 학업정진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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