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양백제약국 대표약사 한훈섭
▲ 광양백제약국 대표약사 한훈섭

5․18 민주화운동 당시 필자는 군복무 중이었는데 처음으로 무좀에 걸린 경험이 있었다. 출동과 대기가 반복되자 전투화를 신고 벗기가 힘들어 전투화를 아예 벗지 않고 취침까지 했다. 그래서 발에 공기가 통하지 않아 무좀이 생긴 것이다. 그 무좀을 치료한 이후 35년이 흘렀어도 무좀이 한 번도 생기지 않았다. 무좀의 특성을 잘 알고 이에 대처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광양지역은 공단지역 특성상 안전화를 신고 근무하는 분이 많아서인지 무좀 환자가 유난히 많다. 특히 여름에 무좀으로 인해 고통 받는 환자들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무좀의 의미는 원래 물좀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물은 피부에 물집이 생기고 진물이 난다는 것을, 좀은 좀벌레를 말하는데, 물(습)이 있는 피부에 좀벌레가 생긴 것으로도 생각할 수 있다. 물걸레를 공기가 통하지 않는 곳에 며칠만 두면 곰팡이가 생겨 퀴퀴한 냄새가 진동한다. 이 곰팡이를 손쉽게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은 독한 세제보다 바람이 잘 통하는 햇볕에 말리는 것이다. 그러면 곰팡이는 햇볕으로 살멸되고 건빵 냄새가 난다.  

무좀은 습하고 공기가 잘 통하지 않는 환경에서 잘 생긴다. 또한 수영장이나 대중목욕탕에서도 전염될 가능성이 많고 가정 내에서도 양말을 함께 신거나 욕실 앞 발수건, 슬리퍼 등을 통해서도 전염된다. 무좀은 기온과 습도가 높은 여름에 더 기승을 부리고 겨울철이 되면 증상이 완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겨울철이라고 해서 무좀균이 없어진 것은 아니고 단지 활동력이 약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이 시기에 무좀을 치료하는 것이 유리하다.

무좀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발을 깨끗이 자주 씻고 건조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한다. 면양말을 신고 통풍이 잘 되는 신발을 신도록 한다. 가족 중에 무좀환자가 있는 경우에는 슬리퍼 등을 공용으로 신지 않도록 한다. 땀을 많이 흘리는 체질이나 환경에 있는 경우에는 땀을 적절히 잘 제거해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너무 꽉 조인 옷을 입는 경우 특히 남성은 사타구니나 엉덩이에 완선이 빈발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발을 자주 씻지 못하는 환경이라면 신발을 잠깐씩이라도 벗어주면 무좀 발생률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사소한 것일 수도 있지만 일과 중에 잠시 신발을 벗어 주는 노력으로도 무좀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 예를 들어 집에서 요구르트를  만들 때 발효 중에 뚜껑을 열어버리면 유산균의 발효 활동이 방해되어 요구르트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신발을 벗고 통풍을 시키면 무좀균이 증식에 방해를 받게 되어 무좀균 확산이 억제 된다.

 무좀예방을 위한 생활을 했음에도 무좀으로 고생한다면 부득이 의약품을 사용해야한다.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항진균제 연고 등으로 1차적인 치료를 해 볼 수가 있다.중증이라면 경구제로 처방을 받아 투약을 하게 되는데 평소에 고지혈증이나 심장약,항히스타민제, 항응고제 등을 복용하는 경우에는 항진균제를 처방받기 전에 반드시 처방의사와 상의를 해야 한다. 또한 효과는 좋으나 간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항진균제도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간기능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무좀치료를 할 때는 알코올 섭취는 피해야 한다. 

무좀은 여름철 불청객이지만 생활 속에서 조금만 신경 쓰면 예방이 가능하다. 무더위로 지친 여름이지만 작은 노력으로 지긋지긋한 무좀을 떨치고 시원한 여름을 보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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