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하나 둘 떨어지는 걸 보면서 올 한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과 본격적인 겨울철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소방서에서 해마다 가장 긴장하고 바빠지기 시작하는 시즌이기도 하다. 날씨가 건조하고 쌀쌀해지면서 난방기구 사용이 많아져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국가화재통계시스템에 의하면 전남 겨울철 화재발생의 37%가 겨울철(11월~2월)에 발생하고 있으며 11월(17.6%)〈 12월(23.3%)〈 1월(28.2%)〈 2월(30.7%)순으로 화재발생 추이가 증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미 알고 있다시피 올해 1월 여수 수산시장에 화재가 발생해서 125개 점포 중 116개가 피해를 입었다. 민족명절인 설을 앞두고 일어난 대형화재로 명절특수를 겨냥해 많은 상품을 진열해 둔 상인들의 피해가 컸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대구서문시장 화재와 공통점은 원인이 전기합선이라는 점이다. 겨울철 난방기 사용이 화재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에 광양소방서는 내년 2월까지 4개월간 2017년 겨울철 소방안전대책을 추진한다. 이번 대책은 현장중심의 선제적 예방활동을 중심으로 ▲대국민 119안전운동 전개 ▲대형화재 줄이기 위한 사전 예방활동 강화 ▲선제적 재난 대응태세 확립 ▲노인요양시설 소방안전대책 등 4대 전략, 12개 과제를 중점 추진한다.

소방서에서 추진하는 예방대책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 스스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안전한 겨울나기를 위한 방법을 몇가지 제시해 본다.

첫째, 법으로도 의무화가 되어 있는 주택용 기초소방시설인 소화기와 감지기를 가정마다 준비하자. 초기화재에서 소화기는 소방차 1대 만큼의 화재진압 능력이 있고, 화재발생을 알려주는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화재를 조기에 인지해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국내에서도 심야시간 주택 화재 시 감지기가 작동해 초기에 인명을 대피시킨 사례가 자주 보도되고 있다.

둘째, 겨울철 많이 사용하는 전기장판이나 히터 등 난방기구에 사용중인 콘센트는 개별 스위치가 있는 제품으로 사용하고 전력량이 큰 전자제품은 별도의 콘센트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전열기 화재의 가장 큰 원인은 과부하이다. 전력 차단기가 급격히 늘어난 전력 사용량을 견디지 못하고 노후된 전선 내부가 타들어가거나 불꽃이 튀면서 화재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셋째, 소방차 길터주기에 참여하자.

화재는 5분, 응급환자에게는 4분을 골든타임이라고 부른다. 화재는 5분이 지나면 화세가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지기 때문에 화재진압과 인명구조가 어려워지고, 심정지 환자는 4분내 응급처치를 받지 못하면 뇌손상이 시작돼 생존률이 떨어진다. 소방차 길터주기 방법은 이미 다수 언론에서 보도된 바 있어 쉽게 접할 수 있다. 나와 내 이웃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달려가는 소방차, 구급차에 길을 양보한다는 것은 화재현장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들과 응급환자들에게 황금같은 시간을 선물하는 고귀한 행동이다.

15만 광양시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한사람으로서 행복한 겨울나기는 시민들의 실천의지에 좌우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홍보와 교육을 하고 있다. 지난 15일 예고없이 찾아온 포항 지진으로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 화재도 언제든지, 어디에서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대비 한다면 화재없는 안전한 겨울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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