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출동하는 소방차는 골든타임이라 부르는 5분 안에 도착하기 위해 1분 1초를 다투며 달린다. 화재초기 5분과 심정지 환자의 5분이 얼마나 위급하고 중요한 시간인지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이다.

 화재 발생 후 5분이 지나면 화세가 급격히 커져 대형화재로 이어지기 때문에 인명대피와 구조가 어려워지며, 심정지나 호흡곤란 환자의 경우 5분 이내 응급처치를 받지 못하면 뇌손상이 시작돼 환자 소생률이 급격히 낮아진다.

 소방관은 항상 출동현장이 우리 집, 우리 가족이라는 마음으로 출동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긴급출동차량을 위한 교통신호시스템이 미비하기 때문에 소방차량의 확성기 방송과 싸이렌, 수신호에 의존해 양보를 유도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교통이 혼잡한 시간에는 현장 도착이 늦어지고 있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대통령 탑승차량과 경호차량이 119구급차에 길을 양보한 사례가 화제가 되면서 국민들이 소방차 길터주기에 더 많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 양보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방법은 의외로 간단한데, ❶교차로나 그 인근에서는 교차로를 통과해 도로 우측 가장자리에 일시정지, ❷일방통행로에서는 우측가장자리에 일시정지 한다. 다만 긴급자동차 통행에 지장이 우려될 경우는 좌측 가장자리에 일시정지해도 된다. ❸편도 1차 도로에서는 우측 가장자리로 양보, ❹편도 2차 도로에서는 긴급차량은 1차로로 진행하고 일반 차량은 2차로로 양보, ❺편도 3차 이상도로에서는 긴급차량은 2차로로 진행하며, 일반차량은 1차로와 3차로로 양보 운전을 해야 한다.

 가끔 ‘모세의 기적’이라는 제목으로 소방차나 구급차 앞을 막고 있던 차들이 양 옆으로 길을 비켜줬다는 뉴스를 볼 수 있는데, 기적이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쉽게 보기 힘든 장면이다. 한명이 아니고 길 위에 있는 모든 운전자가 참여해야 가능한 일이기에 어렵지만 해냈을 때 그 모습을 본 국민들은 뿌듯하고 안도감을 느꼈다.

 전국 소방서에서 매달 소방차 길터주기 캠페인을 시행하고 국민들의 안전의식이 한층 성숙해진 2017년, 이제는 소방차 길터주기가 일상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기를 바라며 모세의 기적으로 더 많은 생명을 살리는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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