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로 들어선다는 입동과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는 소설(小雪)이 벌써 지나가고 대설(大雪)이 다가왔다. 대설은 말 그대로 눈이 많이 내린다는 뜻도 있지만 그보다는 본격적인 겨울의 중심으로 들어섰다는 것을 알려주는 중요한 절기 중의 하나다. 그래서 이때가 되면 우리 소방서 직원들의 긴장도 배로 높아지는 것은 물론 가장 바빠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체 화재의 24.3%, 화재사망자의 60.7%가 주택에서 발생하였고, 전체 주택 화재 사망 중 83.5%가 단독주택 등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중 계절별로는 겨울철에 주택화재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주택이나 가정에서 발생하는 화재나 안전사고의 빈도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 보다 훨씬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미 보도를 통해 모두 알고 있다시피 지난 11월 말 대구 서문시장에 화재가 발생, 839곳 점포가 불에 타고 말았다. 문제는 이 서문시장이 20년 동안 총 6차례나 화재가 발생 했다는 사실이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화재가 발생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번 화재 발생 원인을 감식 중에 있지만 앞선 모든 화재의 원인이 전기합선인 것으로 봐서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난방기 사용이 겨울철 화재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전기 사용법에 대하여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다면 이런 화재를 막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주택화재는 자칫 방심하거나 판단 착오로 시작되어 순식간에 인명과 재산을 빼앗아가기 때문에 안전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먼저 전기제품 사용 시 콘센트는 흔들리지 않게 제대로 꽂고 사용 후에는 빼놓도록 해야 한다. 또한 문어발식 배선과 노후 전선은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가스 사용 시 용기는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배치하도록 하고 정기적으로 배관과 호스를 점검하는 것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가스를 사용할 경우 불을 켜기 전 냄새를 확인하고 사용 후 반드시 중간 밸브를 잠그도록 하는 습관도 화재를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특히 가스 불을 켜 놓은 채 자리를 비우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주택화재 대부분은 야간에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잠이 들기 전 화재위험요소가 없는지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며 소화기, 화재감지기 등 주택소방시설을 구비하는 것도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사실 화재 원인을 분석해 보면 대부분 부주의 때문임을 알 수 있다. 부주의란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이면 사전에 모두 막을 수 있는 것들이다. 제대로 알고 사용하면 더 없이 고마운 불이지만, 잘못 사용하게 되면 모든 것을 잃게 만들 수 있는 게 불의 양면성인 만큼, 다시 한 번 더 내가 거주하는 주변 공간은 안전한지 점검하고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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