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의학칼럼을 통해서 간염부터 간경변까지 설명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여러 간질환 중    최종단계는 간암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간암에 대한 내용이 많기에 이번에는 간암의 원인, 진단에 맞추어 설명을 드리려 합니다.
 간은 여러분의 배에서 오른쪽 위쪽에 있으며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이기도 합니다. 간은 대략 2500억개의 간세포로 이루어져 있으며 영양소를 만들고 저장하고 해독작용을 하기도 하는 등 복잡한 화학반응을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간세포들이 끊임없이 만들어지는데 그 중 이상한 간세포가 암세포로 변하여 무한 증식하면서 나머지 정상적인 간을 파괴할 뿐더러 간 밖으로 퍼져 다른 장기도 침범하면서 사망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암은 2014년 통계청 자료 기준으로 간암으로 1만1천명이 사망하여 사망자 수로 볼 때 폐암에 이어서 두 번째로 무서운 암이 되었습니다.
 간암의 원인을 살펴볼까요. 간경변의 원인을 그대로 가져오면서 간경변 자체도 간암의 원인이 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B형간염, C형간염, 술, 담배, 남성 (남성이 여성에 비하여 4배 많음), 간경화 등이 간암의 주요한 원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B형간염이 차지하는 비중이 75%정도로 가장 높으나 예방접종 사업 이후로 점차 감소하는 추세인 것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C형간염도 중요한데 C형간염은 간암환자 중 9%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적어보이나 일단 C형간염을 가지고 있으면 간암 발생률은 B형간염에 비하여 1.5배 높아집니다. 간경변 환자도 단순 만성간염환자보다 간암 발생율이 3배이상 높으므로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단순지방간도 안심할 수 없는데 염증이 심한 지방간염 환자는 간경변을 거쳐 간암으로 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술을 많이 드시면 간암도 더 잘 생깁니다. 6배까지 발생률이 높아지지요. 일부 암연구소에서는 알코올울 1급 발암원으로 보기도 합니다. 술은 알코올성 간염과 간경변, 간암으로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미 간암의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는 분들, 즉 B형간염, C형간염, 간경변 환자에게는 간암발생을 촉진 할 수 있으므로 절주해야 합니다. 담배는 간암과 관련이 없을까요. 담배를 피우면 간암발생이 4배까지 높아집니다. 술도 마시고 담배도 피우면 그 확률이 배가 됩니다.
 간암을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요. 앞서 말씀드린 간암의 위험요소들을 피하거나 이미 가지고 있다면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아직 B형간염 항체가 없다면 추가 예방접종을 할 수 있지만 아쉽게도 C형간염은 아직까지 예방백신이 없는 상태입니다. B형간염이나 C형간염 모두 혈액이나 체액을 통하여 전파되므로 간염환자의 면도기, 칫솔, 손톱깎이 등을 공유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문신, 불건전한 성생활도 자제해야 합니다.
 B형간염, C형간염, 간경변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정기적인 검사가 꼭 필요합니다. 담당 주치의와 상의하여 규칙적으로 간초음파, 혈액검사(알파피토단백질, AFP)등을 하고 만약 B형간염, C형간염의 치료 적응증이 되었다면 조기에 약물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간경변에서도 간암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더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정기적인 검사는 3-6개월 간격으로 주치의와 상의하여 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성 간질환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생활습관 교정도 중요합니다. 균형있는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을 통하여 적절한 체중과 체력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약물을 복용할 때는 간질환이 있음을 밝히고 간독성이 있는 것들은 피하셔야 합니다.
 만성 간질환이 없는 경우에도 간암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정기적인 검사를 받지 않는 분들에게 간암이 증상 없이 진행되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습니다. 간암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오른쪽 위쪽의 복부에 불편감이 있거나 딱딱하게 만져지면서 피로감, 체중감소가 동반되는 경우라면 꼭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만성 간질환이 있으신 분들도 이런 증상이 동반되었다면 ‘원래 내 간이 나쁘니까’라고 속단하지 마시고 간암 가능성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간암의 진단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간암은 1cm이상의 전형적인 간종양이 초음파, CT, MRI, 혈관조영검사 같은 영상검사에서 관찰되어야 하며 1cm미만인 경우에는 알파피토단백이라는 종양표지자의 수치가 혈액 검사상 계속 높게 유지될 때 진단할 수 있습니다. 영상검사로도 간암이 확실치 않은 경우에는 조직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영상검사 중 많이 시행하는 것이 초음파인데 검사가 안전하고 간편하며 부작용이 없으면서도 질병을 찾아낼 수 있는 민감도가 80-90%로 좋은 검사입니다. 초음파로 애매한 부분이 있거나 간경변이 심한 경우에는 간암진단에 CT가 도움이 됩니다. CT로도 진단이 어렵거나 간암절제 수술을 앞두고 있어서 수술 후 남는 간부분에 암이 숨어있는지 관찰을 위해서는 MRI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간암이 두려운 질병이기는 하지만 잘 알수록 예방하고 잘 대처할 수 있습니다. 저의 글이 간암을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되셨기를 바라며 다음 의학칼럼에서는 간암의 치료에 대해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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