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관증축 여론조사 또 다른 갈등유발

 
 

여론조사를 통해 시청 별관 증축 여부를 결정하자는 여수시의 요청에 대해 소관 상임위원회인 여수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가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다.

기획행정위는 18일 “여론조사로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해결이 아닌 또 다른 갈등을 유발하게 되므로 별관 증축 여론조사를 실시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여론조사는 정책의 참고자료로만 활용해야지 조사결과를 토대로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여러 선례를 보더라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실제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2007년 제주 해군기지 선정 여론조사와 2008년 영리병원 도입 여론조사는 갈등을 키우는 부작용을 초래했다. 제주2공항 건설 여론조사는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되지 못했고, 광주지하철 2호선 건설 여론조사도 오히려 갈등의 불씨가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러한 의견은 기획행정위가 여론조사 실시 방안 마련을 위해 개최한 전문가 토론회에서 나왔다. 지난달 3일 시의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토론회에는 리얼미터 조사분석본부 수석부장과 킹핀정책리서치 대표,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사회여론센터장 등이 참석했다.

전문가들은 이 자리에서 정책 결정을 위한 도구로 여론조사를 추진할 경우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해당사자가 있는 사안은 여론조사를 통한 합의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기획행정위는 토론 결과 등을 종합한 후 지난 8일 회의를 열어 코로나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별관 증축 여론조사를 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회의에서 의결된 여론조사 추진 동의 결의안과 관련해서는 시의회 입법고문인 최민수 교수의 해석을 인용했다. 최민수 국회의정연수원 교수는 ‘결의안이 본회의에서 의결돼도 이 결의안은 법적인 기속력이 없다. 소관 상임위가 그대로 이행할 의무는 없다’라는 해석을 내놨다. 최 교수는 지방의원이 지방의회를 상대로 결의안을 발의한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밝혔다.

김행기 기획행정위원장은 “우리 위원회는 시정부의 여론조사 요청 이후 총 3차례 회의를 열고 전문가 토론회까지 개최하는 등 여론조사 추진을 면밀하게 검토했다”며 “처음부터 여론조사 실시를 반대했다는 시정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정책결정 여론조사의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는데다, 찬반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러한 상황에서 갈등을 더욱 키울 수 있는 여론조사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위원회의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찬반이 갈리는 사안의 경우 최선의 방법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공론화를 통해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라며 “많은 시민들이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지금은 코로나 위기 극복에 집중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위원회의 결정 이후 여수시가 시의회를 비판하는 보도자료를 내고 회의규칙을 무시했다는 잘못된 사실을 배포했다”며 “최민수 교수의 의견처럼 결의안은 법적 기속력이 없기 때문에 상임위가 회의규칙을 위반했다는 주장은 회의규칙 해석을 잘못한 것”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읍·면·동 주민자치위원회 등이 별관 증축 서명운동을 하고 여론조사 실시 현수막을 설치하는 것에 대해서는 “시민들 간 갈등과 분열을 부추기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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