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BET(Beological Effluent Treatment) 슬러지에서 시안이 검출됐다. 하지만 슬러지의 심각성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광양시는 환경부에 BET 슬러지의 폐기물 여부에 대해 환경부에 의뢰를 했었는데, 2018년 "질의한 공정의 슬러지는 외부로 유출 없이 연속공정을 통해 해당 제조공정에 원료로서 재투입되므로 폐기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회신한 바 있다. 광양경찰서 또한 환경부의 회신과는 별개로 광양제철소를 압수수색하여 BET 슬러지에서 3건의 시료를 채취해 전남도보건환경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했다. 당시 슬러지 문제를 순청지청에 고발한 사건 때문이다.

하지만 포스코의 슬러지 문제는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행정당국의 외면과 포스코의 방치속에 작업환경측정 조차 한 번도 시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노동자들은 시안가스라는 맹독성 가스가 누출되는 위험의 공장에서 작업을 해왔던 것이다. 포스코는 분명 슬러지 재활용의 문제와 맹독성 시안가스가 누출되는 것을 파악하고 있었음에도, 이 문제를 은폐한 책임을 져야한다.

광양제철소에서는 코크스(철광석을 녹이는 원료) 제조 공정중 Coke Oven Gas (COG) 정제 과정에서 발생되는 불소, 질산암모니아, 페놀, 청산가리, 오일, 니트로벤젠, 아닐린 등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독성 물질인 BET(Biological Effluent Treatment) 슬러지를 재활용해 왔다. BET 슬러지는 석탄의 유해성분을 제거할 때 발생하는 폐수를 침전시켜 만든 찌꺼기로 포스코는 이를 재활용해 조개탄의 원료로 사용한 것이다. BET 슬러지는 악성 폐기물로 집진시설 및 활성탄 분리 시설이 되어 있는 소각로에서 고열로 연소 분해시켜 처리해야 하지만, 포스코는 그동안 수억 원의 처리비용을 절감한다는 이유로 재활용해온 것이다.

이 슬러지에는 '시안'이라는 물질(시안과 금속의 화합물을 통틀어 청산염이라 합니다)이 들어있고, 고온 처리 공정에 투입되면 인체에 치명적인 ‘시안화수소’같은 맹독성 가스가 생성된다. 한국환경공단 검사에서는 1킬로그램 당 564.3밀리그램의 시안이 검출됐고 또 다른 기관에서는 1037.5밀리그램의 시안이 확인됐다. 주거지역과 임야 등은 2밀리그램, 공장지역은 120밀리그램인 기준치를 훨씬 벗어난 수치이다.

올해 포스코는 사상최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하고 있고, 연간 영업이익만 8조원을 넘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런 대기업 포스코가 수억 원의 비용을 절감한다는 이유로 슬러지를 재활용해,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발생한 것에 대해 충격적일 수 밖에 없다. 그동안 기업시민을 강조하고, 사회적 책임을 말한 것이 거짓임이 밝혀진 것이다. 노동자의 건강, 시민의 안전이 포스코의 추악한 이윤 추구로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다.

환경부, 고용노동부, 경찰 등 행정당국도 포스코의 슬러지 문제와 시안가스 누출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동안 포스코에 면죄부만 준 것이다. 행정당국은 포스코의 이번 문제와 관련해 포스코에 대한 압수수색 등을 통해 명명백백하게 수사에 나서야 한다.

환경부는 시안화수소의 외부 유출 경위와 대책, 고용노동부는 광양과 포항 제철소 코크스 공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또한 포스코에 코크스 공장에서 일하는 원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즉각적인 건강영향평가가 필요하다. 또한 코크스 공장에서 퇴직한 노동자들에 대한 직업병 조사도 진행해야 한다. 오늘 기자회견에 참석한 우리들은 포스코 문제 해결을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2021년 10월 12일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

민주노총 광양시지부, (사)광양만녹색연합, 전남노동권익센터

저작권자 © 광양만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